미국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 문제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시도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미국도 아직까지 근골격계질환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해결할 문제들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근골격계질환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 공장, 병원, 육가공 공장이라는 서로 전혀 다른 세 현장의 개선 대책에 대해서 비교 분석해 보았습니다. 공학적 대책,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면, 포드(Ford Motor Company)는 GSPAS(Global Study Process Allocation System)라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서 GSPAS란 신차 설계 단계부터 가상의 작업자를 3D 공간에 배치해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미리 계산하는 디지털 인..
2018년 6,715명이었던 국내 근골격계질환 재해자 수가 2023년에는 1만 3,01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국내의 근골격계질환은 2000년대 초반부터 최소한 정부에 의해서 법적인 관리가 시작되었으니 그 관리의 기간이 20년 이상 되었는데 재해자 수가 이렇게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지난 30여 년 동안 근골격계질환 예방 컨설팅을 해본 제 경험으로도 국내의 법은 꽤 촘촘하게 갖춰져 있고, 예방 관리를 능동적으로 충실히 하고 있는 현장들도 일부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숫자는 급격하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제 나름대로 따져봤습니다.법은 이미 촘촘하다, ..
인간공학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외부 환경(예를 들면 기계 환경 등; 보통 인간공학의 적용 분야는 Human-Machine Interface라고 정의)과의 문제를 없애거나, 그 부작용을 줄이도록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하고자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공학은 실험실에서가 아닌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우 경험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산업 현장은 Human-Machine Interface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인간공학이 필요한 부분은 많이 있지만 약 30여 년 전부터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는 중화학 공업 시대에서 서비스 하이테크 산업 시대로의 변환 과정에서 더욱 심화된 '단순반복' 작..
국내의 경우에도 이제는 20년 넘게 법적 의무 조사를 이행하고, 첨단 보조 장비를 도입했어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근로자들이 아프다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 글은 왜 아직도 그런 문제점들이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인간공학적 개선 대책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공학적·관리적 개선이 만능이 아닌 이유일반적으로 인간공학적 개선 대책은 공학적(Engineering Controls), 관리적(Administrative Controls), 행동적(Behavioral Controls) 세 축으로 나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 공학적 개선이 가장 근본적이라는 것도 통용되는 상식입니다. 저도 근골격계질환 예방 관리 컨설팅을 시작하고 10년 정도가 되기까지는 그 논리를 별 의..
유럽의 근골격계질환의 발생 현황이나 현장에서의 대응 체계 등은 어떤지 알아보았습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강력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갖추고 정량적 위험성평가 도구까지 운용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간극이 어디서 생기는지, 제가 조사한 자료들의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EU의 법적 프레임워크와 정량적 위험성평가 도구제가 직접 관련 지침들을 조사한 결과, EU(European Union: 유럽연합)의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정교하게 층위별로 쌓여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아래에 깔린 기본법이 1989년에 제정된 산업안전보건 프레임워크 지침(Directive 89/391/EEC(Europe..
미국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이 암이나 심혈관 질환이라고 생각하셨다면, 그 일반적인 상식은 틀린 것 같습니다. 미국 성인 3명 중 1명꼴로 겪는 근골격계질환(MSDs: Musculoskeletal Disorders)은 연간 의료비 지출 1위 자리를 당뇨·심장병보다 훨씬 앞서 차지합니다. 그런데도 공공 연구 예산 배정은 전체의 2%도 안 됩니다. 이 괴리가 제가 이 주제를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발생 현황 —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일반적으로 미국 산업재해라고 하면 추락이나 기계 사고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처음 이 데이터를 들여다봤을 때도 그쪽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사업체 ..
오랜 시간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컨설팅의 경험을 바탕으로 근골격계질환(Musculoskeletal Disorders, MSDs)이 얼마나 뚜렷한 근거 없이 오해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 오해가 쌓여서 현장에서는 어떤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이 글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근골격계질환,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제가 처음 이 분야에 발을 들였던 1990년대 초반, 국내에서의 근골격계질환은 한국통신 114 안내작업자들을 시작으로 주로 조선소나 자동차 공장처럼 특정 업종의 작업자들만의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본질적인 인식 수준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솔직한 제 판단입니다.근골격계질환(MSDs)이란 특정 신체 부위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누적되어 근육, 힘줄,..
현장에서 근골격계질환 예방 관리 컨설팅을 하던 초창기에 인간공학 교과서에 나오는 '직무 순환(Job Rotation)'이라는 개념은 그 당시로는 분명 참신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그 당시에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작업장 재설계의 한 부분으로의 직무 순환의 현장 적용을 열심히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얼핏 보면 매우 간단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직무 순환'을 현장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변수들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얼마 되지 않아서 깨달았고, 조금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원래 내가 생각했던 수준의 직무 순환을 현장에 제대로 적용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직무 순환은 아직도 분명 쓸모 있는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그 한계를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는 것..
이 글에서는 미국 대규모 사업장이 근골격계질환 문제를 어떻게 규제하고, 산업별로 어떻게 대응하며, 그동안의 관리가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제가 정리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규제 현실 — 강한 것 같지만 실제론 구멍이 많습니다사실 미국에는 현재 근골격계질환만을 직접 규제하는 연방 인간공학 표준(Federal Ergonomics Standard)이 없습니다. 2001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어렵게 만들어낸 규정이 의회에 의해 폐지된 이후, 지금까지도 복원되지 못했습니다. 90년대 초에 미국에서 인간공학을 공부하고 근골격계질환을 연구한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꽤 당황했는데, 그러면 폐지 이후 기업들이 어떻게 규제받는지 바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현재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 Occupat..
국내 업무상 질병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 근골격계질환입니다. 30년 넘게 이 분야를 들여다봐온 저도, 처음에는 이것을 공장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좁게 봤습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틀렸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누가 위험한가? — 생각보다 훨씬 넓은 위험군"나는 무거운 물건을 안 드니까 괜찮다"는 말을 현장 컨설팅에서 정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이게 문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근골격계질환(Musculoskeletal Disorders, MSDs)이란 근육, 힘줄, 인대, 연골, 뼈, 신경 등 신체를 지탱하는 조직들이 반복적인 자극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손상되는 만성 건강 장애입니다. 한 번의 충격이 아니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아..